보통 취사병으로 제대를 했다하면 꿀빨았네 뭐니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나와 같이 취사병으로 전역을 한 사람이라면 발끈할수밖에 없는 소린데.
모든 사람들이 그런건 아니다.
게중에는 빈말이든 아니든 고생했겠네 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아주 나쁜 말을 듣는건 아니다.
그들도 이해는 된다 보통은 자신이 일했던 보직이 제일 빡센게 군대니까 말이다.
오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취사병들이 짊어지는 그 책임감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보통 군대에서는 높은계급일수록 책임지는 부분이 많아진다.
보통 일반 사병이 맡을 수 있는 분대장, 부분대장 등 어떠한 단위의 그룹에서 최고의 계급을 가진다면 그 책임은 최고의 계급을 가진 사람이 모든 책임을 지게 되는 형식이다.
분대원이 잘못하면 분대장이 책임을 지고 대대가 잘못하면 대대장이 책임을 지는것 처럼
취사장에서 잘못이 일어나면 취사장 왕고 즉 "짬장"이 책일 져야할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보통은 취사장에도 그에 대한 책임을 맡은 부사관이 있기 마련이나, 작은 부대일수록 그런 인원은 부족하고
주임원사가 대게의 책임을 안고 가지만 사소한 문제들은 취사장 왕고가 책임을 지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취사장에서 뭐가 잘못되거나 하지 않기 위해
평소에 큰소리가 많이 나는것 같다. 운전병들도 마찬가지겠지
아뭏튼 필자는 상병1호봉에 그러니까 2년 군생활의 1년을 왕고로 보내게 되었다.
아직 책임이란걸 질 준비가 안되었던 터라 많이 당황하긴 했었지만 내 사수가 그래도 많이 가르쳐준 덕에
실수없이 보낼 수 있었으나..
긴장이 많이 되긴 되더라.
취사장에서 많은 권한을 누릴 수 있는 만큼 내 행동에 대한 책임이 필요하게되는것
매일 같이 취사장에 놀러 와서 우유를 처 빼먹는 고참이 있었는데 그시키 때문에
우유가 한번 모지란 적이 있었음.
그래서 왕고인 내가 책임을 지고 욕을 처 먹었고
우유니까 욕정도로 끝남
이후로 냉장고를 잠그고 다녔음
그리고 선임한테 큰소리도 치게됨.
취사장 왕고는 그래도 되는 룰이 조금 있음
지키는 선안에서 큰소리를 내야 취사장에 함부로 들락날락 안하기에
기싸움 같은것도 있었고
대게 취사장 왕고한테 밉보여서 좋을게 없을지라 왠만하면 좋게 좋게 넘어감
내가 하는 모든 이야기가 그러하듯이 취사병이란 쉽지 않은 보직임은 확실하다는거다.
이럴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부모님께서 나 굶지마라고 삼시세끼 다 챙겨주고 빨래 해주고 하는게
보통 쉬운일이 아니란건 겪어봐야 아는것 같다.
매일같이 밥하고 설겆이 하고 다음 밥 준비하고 하는게 이리 힘든데
2년 했다고 힘들다고 하는데
한평생 날위해 고생하셨던 부모님에 대해
다시끔 생각해보기도한다.
취사병의 책임은 뭣도 아닌것 같기도 하네..
각설하고 책임중에 제일 중요한게 식중독 관련이다.
우리부대에선 그런일이 발생한적 없지만 타 부대에서 식중독발생으로 해당 취사병이 영창행을 당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소문인지 실제인지 사실 확인 할 바 없었지만.
그만큼 병사들의 건강과 사기를 책임지는 보직이기에
잘못관리된 식재료로 식중독을 일으킨다면 감당못할 큰일이 생길꺼다.
최근에 웹툰에서도 언급된바 있긴 한데.
취사병 전설이되다라는 작품인데
작중 강성재라는 주인공이 능력을 발휘해 상한 식재료를 걸러내어 표창을 받는 장면이 있다.
만화에서는 가능하지만 실재로는 그런 사소한걸로 알길이 힘들기도 하고..
나는 배우길 식재료가 조금만 이상하면 그냥 버리라고 교육 받았다.
필자는 약 2번의 메인재료가 버려짐으로 인해 식사대체를 한적이 있다.
한번은 전투식량으로 대체되었고
한번은 컵라면으로 대체 되었다.
관리불량이었는지 한번은 생선이 이상한 냄새가 났었고
한번은 소고기가 평소와는 다른 냄새와 색상이어서 보고를 하고 식사대체를 한적이 있다.
만약 미필자여 혹시나 취사병이 되어 이러한 경우가 발생하면
판단하지 말라 본인이 판단하면 본인책임이다.
약간 이상하고 느낌이 쌔하면 무조건 보고하고 행동하는게
기본이 되길 바란다.
상급자에게 보고를 해야 문제가 생겨도 나에게 불이익이 없으니
꼭 그러길 바라.
한번은 쌩 해보지도 못한 요리메뉴가 오기도 한다.
필자에게는 그것이 오이냉국이었는데
사회에서도 별로 안좋아해서 잘 안먹었었고
이전에는 또 없던 메뉴라 해본적도 없는데 메뉴로 선정되어 나온것이다.
요즘에야 싸지방이니 뭐니 핸드폰도 유용하고해서
유투브나 인터넷으로 레씨피를 검색하면 좀 편하겠지만.
라떼는 그런 시스템이 없었었어 할줄 모르는 티는 못내고 일과 끝나고
엄마한테 부랴부랴 전화해 어떻게 하는지 물어본적이 있다.
그리고는 상상의 나래로 펼쳐낸 오이냉국은 참 평범하진 않았찌만
못먹을 맛은 아니었고..
몇번의 추가시도 끝에 먹을만한 정도가 되었다.
의외로 편했던..
매 끼니 끼니가 실패 없이 완벽해야하는 책임을 지고 군생활을 해야할
취사병들은 힘내길 바라고
사회에 나와서도 써먹힐 일들이 많으니 손해보는거 없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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