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사병은 운전병과 같이 조금 특수한 보직이 확실하다
뭔가 남들과는 다른 인생을 꿈꾸는 사람은 이러한 보직을 가져보는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일과를 한번 알아보자
새벽에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해야한다.
그리고는 배식을 하고 설겆이를 하고 쪼금 쉴수 있음
한두시간?
아 그리고 배식을 왜 하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은데
맛있는 반찬이라고 할껀 없지만 그래도 밥이랑 먹을만한 반찬이 나왔을 경우
배식없이 내놓는다면 누군가들이 정량보다 많이 집어가게 되면 뒷사람이 못먹는 상황이 발생하기에
방지하고자 배식을 하게됨
대충 부대의 인원을 잘 파악해야 하는 이유이다.
아 좀 TMI인데 그래도 적는김에 적어 보겠다.
우선 근무자들의 반찬을 미리 빼놔야 한다. 근무자들은 식사시간에도 바깥에서 경게근무를 서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돌아 왔을때 반찬이 없다? 그러면 큰일 난다 근무자가 짬이 넘칠수록 그 파급력은 장난 아니기에
항상 잘 챙겨 놔야함
그리고 남은 반찬들을 부대 인원별로 살짝 등분해놓는게 좋음
그러니까 열명 단위로 살짝씩 나눠 놓는게 좋음
항상 명심해야 하는게 반찬은 남으면 버리면 되지만 모지라면 조된다 이것만 기억하면 됨
내가 욕을 좀 먹더라도 다같이 조금씩 먹는건 괜찮지만 누군 먹고 누군 못먹는 상황을 만들면 안됨
맛있는 반찬들이 나올때 특히 잘 배식해야한다.
짬밥 기준으로 고기가 들어간 반찬들이 특히 그렇다.
암튼 배식은 중요하니 군대가 아니더라도 다른 곳에서 혹시나 배식을 해야할 경우가 생긴다면
기억 하길 바란다.
그래 어디까지 했더라
아침 배식이었나
배식이 끝나고 설겆이를 하고
점심에 먹어야 할 쌀을 미리 씻어 놓는다
여기서 남은밥은 전부 짬이다. 남겨 두는거 없음
군대에서는 밥이 아까워도 다 버려야한다. 남겨서 보관할데도 없을뿐더라 밥이 상해
식중독이라도 걸리면 영장 ㅎㅇ 하러 가야 하기 때문에 버리는게 옳은방법
부대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부대에서는 전기밥솥이 식당에 하나 있어서 거기에 밥을 좀 채워 보온을 돌려 놓는다
간혹 식사시간이 끝났는데 밥을 못먹었거나 야식을 먹는 흔히 뽀글이를 먹는 병사들이 간밤에 밥이라도 말아 먹어야하는데 밥이 없으면 낭패아니겠는가 그래서 도의적으로 밥을 조금 채워 넣곤함
그러고는 조금의 휴식시간이 지나고 10시즘에 부식차가 온다. 이 부식차가 무엇이냐면
간단히 각종 음식 재료이다 고기며 야채며 하는 식재료들 그게 부대 인원수에 맞게 부식차가 각 부대를 돌면서
할당된 양을 배급해주고 가는것이다. 부식차는 다른 부대의 사람이기에 계급에 상관없이
아저씨로 불리게 된다. 이 아저씨의 호칭에 대해서는.. 여러군데서도 많이 들었을테니 생략한다.
암튼 이 아저씨랑도 친해지면 좋다 뭐 암튼 좋다 맨날 같은 얼굴만 보다가 가끔 보는 얼굴도 좋고
뭐 굳이 다툴일도 없고 친해져야 조금 좋은 부식을 받을 수 있으니까
부식을 받고 나면 부식을 정리해야한다. 고기는 냉동실에 야채는 미리미리 다듬어서 냉장고에
양파는 한망 두망을 그자리에서 바로 다듬어야한다.
감자는 미리 깎아서 물에 담근 후 냉장고에 들어가고 당근도 미리 깍아 둔다
그렇게 부식이 적은날은 금방하고 조금 쉴 수 있는데
부식이 많은 날은 부식정리를 하면서 점심 준비를 하거나 점심준비후에 부식을 정리해야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잇다.
아침과 똑같은 과정으로 밥을 하고 반찬을 하고 국을 하고 같이 배식을 하고 설겆이를 하고 다음 식사 준비를 한다.
이건 하루에 세번 무조건 해야하는과정이다.
짬이 안될때는 설겆이를 엄청 한다. 나때는 내가 거의 80프로는 했었고 고참은 좀 쉬는 편이었는데
내가 짬이 먹으니 또 군대가 바뀌어서 또 내가 반정도는 ㅠㅠ 쉬지 못했던 비운의 군번이었다.
이게 내무부조리의 일부분이긴 한데 짬찌일때 고생하고 고참때 좀 보상 받고 이런 개념이라면
바뀌던 당시는 다같이 고생해야한다의 추세였기 때문에 ... 뭐
그것도 맞고 이것도 맞는것 같아서 그냥 까라면 깠었던터라 딱히 불만은 없음
취사장 왕고형이 그 때 그렇게 말함
니가 밖에서 신나고 놀고 떠들고 놀 때 우리는 어떤 방법이든 나라를 지키고 있었다.
지금 나는 다시 나가서 신나게 놀고 떠들겠지만 너는 남아서 다음에 들어올 후임을 위해 나라를 지킨다
생각하라 억울할것도 없고 감사할것도 없다 맡은바 임무만 잘하자
생각해보니 틀린말도 아니라 모든 군생활이 어렵진 않았었음 지금 생각하면 그 왕고형이 24인가 25인가 했는데
지금 내나이가 되어보니 참 . 어렸었구나 다들. 하고 생각 된다.
그렇게 저녁까지 마치고 설겆이까지 마치고 아침 준비를 일부분 해놓고 나면 취사병으로써의 하루 일과가 끝이 난다.
그러면 조금 쉴 수 있다. 남들보다 일과가 늦게 끝이 난다. 그래서 쉴시간은 조금 부족하긴 하지만
부대마다 다 같을진 모르겠는데 어쨋든 취사병은 근무가 없다 근무라하면 경계근무 불침번 등이 있겠지.
반대로 주말도 없다 365일 매일 하루 세끼를 해내야 하는 직군이다.
일반 병사는 흔히 말하는 일과시간을 제외하면 개인정비시간이다.
짬찌들은 청소도 하고 다하고 나면 편지도 쓰고 뭐도 하고
짬좀 차면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고 자유로운 시간이지
특히 주말 같은 경우에는 특별한 작업이 없다 치면 계속 쉴 수 있는거다.
공도 차러 가고 일요일엔 종교활동도 가서 맛난것도 얻어 먹고 하지
근데 취사병은 무조건 밥을 해야한다.
그러니까 주말이 없는거지
취사병 꿀빤다 꿀빤다 하지만 실제로 빠는 꿀은 조금 밖에 안되고
개고생은 엄청 한다.
주임원사한테 잘하자
부대마다 있을것이다 주임원사 주임원사한테 잘해야 주임원사가 중대장한테도 잘해주고
주임원사 따라 외출도 해보고 외박이나 휴가를 받을 확률도 높아진다.
눈치보지말라 고생하니까 댓가도 어느정도 바래도 된다.
그래도 나름 의식주의 식을 쥐고있는 보직이라 엄격하기도 하지만 유하기도 한편이다.
식 그러니까 위생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하지만 맛은 기본만 내도 뭐라고 안한다.
게다가 지금은 모르겠지만 당시엔 군대전용 우유인 250ml가 부식으로 들어 와서 거의 매일 보급하는데
이는 아침우유를 못먹는 사람들은 안먹거나 흰우유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은 안먹기에
은근히 재고가 남을때가 있다.
버리긴 아까우니 취사장에 놀러오는 선임에게 가끔 선물해도 된다.
필자는 취사병당시 우유를 너무 먹어 물을 거의 안먹었던 기억이 있다.
취사장하면서 제일 곤역인건 뭐니뭐니해도 짬처리다. 모든 부대가 그렇고 입을 모아 말하는 잔반최소화
부대가 클 수록 잔반 조절이 힘들껀데 우리부대는 인원수가 100안짝이라 나름 관리가 편했었던것 같다.
하지만 짬은 항상 나오는거 요리하고 남은 찌꺼기나 설겆이 하면서 나오는 짬들 그리고 병사들이 남긴 짬들이
다 짬통에 들어 가는데 이게 여름이면 냄새가 ..
짬수거해가는 아저씨가 결석하면 그야말로 죽음이다.
그 짬하수도가 막히면 도구나 손으로도 뚫어야 함 물론 고무장갑은 끼길 바라
내 사수놈은 나랑 동갑이었는데 패기부린다고 맨손으로 자주 했는데 그러지마 손 상하니 제발 ㅠ
지금은 모르겠지만 당시에 레씨피 북이 있었는데
어떻게 어떻게 만드는 조리과정이 적혀있는게 아니라 어떤 재료가 얼마나 들어가는지정도만 적혀 있었음
처음에는 어떻게 할지 몰라 당황했었지만 이게 요리란게 하다 보면 방식들이 비슷비슷하기에 금방 적응 할 수 있었음
지금은 핸드폰을 사용할 수 있으니 인터넷에서 레씨피를 보면 되나 ㅎ
우리 부대는 싸지방 같은? 현대문명도 있던 전이라 오롯이 사수에게 의지했고 내가 왕고가 되어서 처음 해보는 음식이 나올때는 전날밤에 꼭 엄마에게 전화해서 레씨피를 물어 봤었다.
처음으로 미역국을 끓였을때가 기억 난다.
오늘 미역국 맛있네~ 하던 선임의 말에 기분이 좋았었지
성취감은 좋았었다 내가 했던 반찬과 국을 맛있다며 먹어주든 전우들의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끼는 보직이다.
아마 엄마도 그랬었을꺼란 생각에 뭉클해지기도 했었음
식당 이모들이 맛있다고 밥좀 더달라고 하면
공짜로 막퍼주던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칼질을 배워 갈수 있다.
처음에는 겁내서 오이를 반개로 썰어서 연습하고 했었는데
나중에 훈련 나가선 오이 아홉개를 탑을 쌓아서 한꺼번에 썰게되는 내자신을 보며 꾀나 흐뭇했음
어린 나이에 호기로 위험한짓을 하면 안된다 꼭 위험할꺼란 생각이 들면 면장갑을 한장이나 두장 끼고 칼질을 하자
맨손이 감각은 좋지만 오이 아홉개를 하게 되면 물론 실력을 믿어도 보험이란걸 들어 두어 장갑을 꼭 끼고 하자
감각이야 둔해지겠지만 안다치는게 제일 중요하다 호기나 객기는 다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니까
부대마다 다르겠지만 우리부대에선 그리고 그 옛날엔 활동복만 입고도 생활이 가능했다.
대신 짬내가 베이니까 잠을 자는 활동복이랑 취사를 할때 입는 활동복을 구분해야 한다.
나때는 주황색 활동복이 보급 되던 시절이었음
활동복은 씨즌별로 오래된 것일수록 짬의 상징이 되기에 뭔가 간지가 난다.
군대는 짬자체가 간지이기 때문에 오래된 활동복을 입는게 뭔가 모르게 안정감이 느껴진다.
나의 경우 선임들이 냄새베인다고 일명 태권브이라고 불리는 남색 활동복을 줬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보급이 중단된 활동복은 가치가 올라 가니 소위 말하는 A급을 보유하는게
별것 아니지만 중요하고 지루한 군생활의 하나의 묘미가 될 수 있음
폐급만 아니면 입을만함
뭐 더 적을 게 많긴 하지만 . . 시간상 다음에 또 적어 보겠음
하나 마지막으로 취사병으로 전역을 하고나서 한번도 후회한적 없다.
와이프에게 짬밥이지만 그나마 간간히 요리를 해줄 수 있고
손님들 올때는 같이 음식을 할 수 있다.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한가지 단점은
대용량만 취사만 하던 놈이라 가족단위의 양조절은 항상 실패하는...
1~2인분의 음식을 못하게 되버림. 흔히 말하는 손이 크네 하는게 되어버림
음식은 남아도 되지만 모자라면 안된다가 뇌리에 박혀 그런것 같다.
다음에 또 끄적여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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