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무모한 낭만/모험일지

수기 - 취업이민의 시작 클랙스톤의 첫 느낌

본 글은 네이버 블로그에 한번 게제 했다가 

작성자 본인의 의지로 이동된 글입니다.

혹시나 익숙한 제목이라 읽으셨던 분은 사뿐히 뒤로 가기를 눌러 주세요

 


 

마음속으로는 1년이면 하지 1년이면 영주권인데 

이런 생각이었다.

군대도 2년갔다 왔는데 1년이 대수겠는가

 

그렇게 OT가 다가왔고

나는 2017년 5월 1일 부터 일을 시작 하게 되었다.

솔직히 이 공장일이란게 현실로 다가오니까 정말 하기 싫었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가장이고 내가 한말이 있고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기 때문에 

당당하게 출근을 했다.

내가 선핵한 시간대는 야간

 

평소 5시 부터 일을 시작 하게 된다.

5시 까지 모든 작업복을 입고 일할 수 있는 준비를 마친상태에서 자신의 위치에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 시간이다

첫 날은 나더라 4시까지 오라더라 이것 저것 알려 주고 

일을 어떻게 하는지 출첵은 어떻게 하는지 따위를 알려 주려고 일찍 오라더라

해서 4시까지 도착해 

사무실 바로 앞에 있는 카페테리아에서 기다리란다.

 

정말 많은 흑인들이 지나다녔고 

다 나를 보는 느낌이 움츠려 들었지만 금새 평정을 되찾아 이리저리 둘러 보았다.

10분 20분이 지나고 아무도 오지 않아 다시 오피스에 아무도 오지 않는다고 하니

기다리면 누군가 갈꺼란다.

그런식으로 두어번 정도 하니

 

어느새 1시간이 지나버린거였다.

조금 빡치기도 했다.

왜 일찍 오란겨..

 

이렇게 저렇게 다섯시가 다되어서 나는 초조한 마음으로 다섯신데 아무도 안왔다고

어설픈 영어로 말을 하니 그제서야 어떤 놈이 나를 인솔해 주었는데

바로 앞에 있는 매점에서 나에게 장구류를 배급해주었다.

 

처음 받았던게

면장갑 1쌍, 수술장갑 1장(미친듯이 잘 찢어짐), 헬멧, 이어폰형 귀마게(전혀 소음이 다 들림)

앞치마(앞치마도 두종류가 있는데 처음 보급품은 잘 찢어 지는 앞치마였다.

그리고 방수토시, 흰색 가운, 장화 이렇게

보급해 주었다.

그렇게 신발은 매점에 맡겨 놓고 얼타는 상태로 그 사람을 따라서 공장으로 진입

처음 공장의 느낌은 내가 생각 했던 거랑은 조금 달랐다.

나는 뭐랄까 약간 우중충한 갈색 공장을 생각 했는데

나름 공장은 취사장같은 형태의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으며 

그리고 매우 추웠다.

물론 처음엔 긴장해서 추운줄 몰랐지만 추운게 확실했다.

호기롭게 맨투만만 입고간 내가 정말 한심스러웠다.

 

나중에 알았지만 나를 이끌던 놈은 슈퍼바이져 (작업반장급) 였고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빈자리에 나를 메꿔 넣었다.

처음 배치 받았던 곳은 

닭 몸통에 날개와 다리가 제거된 상태로 와서 그걸 자르는 기계롤 넣는 곳인데

2인 1조로 해서 2조가 함께 작업을 했다.

그러니까 총 4명이 말이다.

여기 사람들은 닭 던진다라고 표현을 하는데

 

뼈와 살이 분리된채로 온 닭을 잘 레인에 올려 주기만 하면 된다.

레이져 불빛이 나와서 가운데를 잘 맞춰서 빨리 빨리 올려 주면

레인이 흘러 가면서

밑에 2명이 줄을 한번더 섬세하게 맞춰 준다.

그렇게 해서 고기가 잘려 나가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아무 시스템도 모르는 나는 하루를 버텨 내는데

정말 힘들었다

힘들었던건

쿵쾅거리는 소음과

얼마나 흘렀는지 알수 없는 시간

 그리고 이짓을 1년간 해야 한다는 정신적 압박

그리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밀려드는 망상과 상념들

이 모든것들이 종합 되니 시간이 정말 안가는 기분이였다.

 

화장실을 다녀오란다

15분만에 다녀 오라고 위치를 알려 주었다.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고

긴장한 나는 물에젖은 생쥐마냥 구석탱이에서 작업복을 걸어 두었다.

 

공장에서 작업 하는 장갑 가운 앞치마 토시는 벗어서 걸어 두고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15분만에 다녀오라 해서 나는 순진하게 정말 빠르게 쉬만 하고 돌아 갔더니

좀 15분 채워서 쉬다 오지 왜이렇게 빨리 왔냔다

이런..

 

그렇게 또 정신없이 망상속에 있다 보니 저녘시간이다

여기 사람들은 이 시간을 그냥 점심시간이라 부른다.

얼타면서 점심을 먹고 진짜 거의 쉴 시간 없이 또 일하러 가야하는 상황이 왔다.

 

점심시간 후는 후반전이라고 부르는데

뭐 전반전과 다를 바 없다.

 

이 망상이란게 계속 과거에 나의 과오를 들여다 보게 된다.

아 이럴때 잘할껄 이럴때 이런 선택을 했으면 내 인생이 달라 졌을까

그때 어땟으면 어땟을까 라는 잡생각이 나를 괴롭힌다.

하지만 소용 없다.

지금은 1년간 이 짓을 해야 하는 내 자신이 소름이기 때문이다.

음악이라도 들을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

정신줄을 놓고 혼자서 노래를 불러 보았다.

어짜피 잡음이 심해서 아무도 들을 수 없다

 

기계는 높낮이가 엉망이라 짝다리도 힘들고 

낮은 부분도 있어서 내려다 보니 목이 아프고

이걸 내가 1년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뿐이였다

 

이렇게 저렇게 하루가 끝나니 알게 된점은

보통 사람이 보통 멘탈로 할만한 일은 아니다 싶었고

로컬애들이 안할만하다 싶었다 그래서 외노자를 쓰는구나 싶은 일이었다

 

노동중에 음악을 들으면 안된다고 교육을 받았으나 암암리에 다 노래를 듣는것도 충격이었음

공장 내부가 추우니까 후드를 뒤집어 쓰고 후드 안쪽으로 하여 다 노래를 듣는것이었다.

 

암튼 이 공장에서의 첫경험은

군대와는 비교할 수 없었다.

 

사실 군대가 더 거지같지만 

어려서 아무것도 몰랐을때 누가 시켜서 하는거랑

머리가 다커서 어쩔수 없이 해야 하는 부분은 

알수 없는 미묘한 짜증과 스트레스랄까

 

암튼 처음 느꼇던 기분을 기록 했으니 이제 편안히 잊어도 될것 같다.

 

 

 

 

마지막으로 잡혀 오는 닭들 ㅠ